작업을 다 넘기고 한숨 돌릴 즈음 “혹시 원본 파일도 보내 주실 수 있어요?”라는 메시지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. 처음 부업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별생각 없이 “네, 다 보내 드릴게요”라고 답합니다. 그런데 이 한 줄 때문에 나중에 “파일 열어 보니 글꼴이 깨져요”, “이거 고쳐서 다른 지점에도 써도 되죠?” 같은 질문이 줄줄이 따라오기도 합니다.
이번 글은 납품 뒤 원본·편집용 파일을 달라는 요청에 그냥 다 보내는 답장과, 무엇을 어디까지 넘기는지 정리해서 보내는 답장을 비교합니다. 가상의 스터디카페 카드뉴스 작업을 예로 실제 메시지 전문을 써 두었습니다. 등장하는 가게와 사람은 모두 가명이고, 글 속 금액은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수익을 약속하지 않습니다.
“원본 파일”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
의뢰인이 말하는 원본은 다음 중 하나일 수도 있고,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. 답장을 쓰기 전에 어느 쪽인지부터 짚어 보면 대화가 훨씬 짧아집니다.
| 의뢰인이 말하는 “원본” | 실제로 원하는 것 | 넘길 때 확인할 점 |
|---|---|---|
| 고화질 파일 | 인쇄나 확대용으로 더 선명한 이미지 | 해상도·크기를 미리 적어 주기 |
| 편집 가능한 파일 | 글자나 날짜를 직접 고쳐 쓰고 싶음 | Canva 공유 링크인지, PPT·PSD 파일인지 |
| 사용한 사진·글꼴 | 다른 홍보물에도 같은 재료를 쓰고 싶음 | 무료·유료 소재의 이용 조건이 의뢰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|
| 작업 과정 전부 | 다음엔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직접 하려고 함 | 처음 견적에 포함된 범위였는지 |
이 글에만 있는 샘플: 가상 ‘모래시계스터디카페’ 카드뉴스
가상 상황입니다. 퇴근 후 Canva로 SNS 이미지를 만드는 부업을 하는 ‘서윤(가명)’은 ‘모래시계스터디카페(가명)’의 10월 이용 안내 카드뉴스를 맡았습니다. 처음 견적은 이랬습니다.
[서윤이 보낸 견적] - 작업: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6장 (10월 이용권 안내, 1080×1350) - 납품: PNG 6장 - 수정: 1회 포함 - 견적: 9만 원 (설명용 예시 금액)
PNG 6장을 넘기고 이틀 뒤, 사장님에게서 이런 메시지가 왔습니다.
[사장님 메시지] 카드뉴스 반응 좋아요! 혹시 원본도 보내 주실 수 있나요? 11월에는 날짜랑 가격만 바꿔서 제가 직접 올려 보려고요. 그리고 2호점 오픈하면 거기서도 쓰고 싶어요.
그냥 다 보내는 답장
[답장 A — 일단 다 넘기기] 감사합니다 사장님!! 네네 원본 보내 드릴게요~ (Canva 편집 링크 붙여 넣기) 마음대로 고쳐서 쓰셔도 돼요 ^^
빠르고 친절하지만 몇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. 편집 링크가 서윤의 Canva 계정에 묶여 있으면, 사장님이 고친 내용이 서윤의 원본까지 바꿔 버릴 수 있습니다. 카드뉴스 3장에 쓴 사진이 Canva 유료 소재라면 사장님 계정에서는 워터마크가 뜰 수도 있습니다. 그리고 “마음대로 쓰셔도 돼요”는 2호점 홍보물, 전단, 현수막까지 허락한 말로 읽힐 수 있는데, 처음 견적은 인스타 카드뉴스 6장이었습니다.
넘길 것과 조건을 정리해 보내는 답장
[답장 B — 정리해서 넘기기]
사장님, 반응이 좋다니 정말 다행이에요.
11월에 직접 고쳐 쓰실 수 있게 아래처럼 준비해 드릴게요.
1) 바로 드릴 수 있는 것 (추가 비용 없음)
- Canva 템플릿 링크 1개
→ 링크를 열면 사장님 계정에 '사본'이 만들어져서
고치셔도 제 원본에는 영향이 없어요.
- 날짜·가격·이벤트 문구 칸 위치를 표시한 안내 이미지 1장
2) 미리 알려 드릴 점
- 3번, 5번 장의 책상 사진은 Canva 유료 소재라
사장님 계정이 무료 요금제면 워터마크가 보일 수 있어요.
원하시면 무료 사진으로 바꾼 버전을 같이 넣어 드릴게요.
- 제목 글꼴은 Canva 기본 글꼴이라 그대로 쓰실 수 있어요.
3) 2호점 이야기
- 이번 견적은 본점 인스타 카드뉴스 6장 기준이었어요.
- 2호점용으로 로고·주소·사진을 바꾼 세트가 필요하시면
따로 견적 드릴게요. 직접 바꿔 쓰셔도 괜찮지만,
그때는 제가 수정해 드리는 범위에서는 빠지는 점만 알아 주세요.
템플릿 링크는 오늘 밤 10시 전에 보내 드리겠습니다.
답장 B는 요청을 거절하지 않습니다. 다만 무엇을 넘기는지, 넘긴 뒤 무엇이 달라지는지, 처음 범위 밖의 일은 어떻게 할지를 한 번에 정리합니다. 사장님 입장에서도 11월에 막히는 일이 줄고, 2호점 작업이 생기면 누구에게 어떻게 부탁하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.
두 답장을 한 줄씩 비교하면
| 비교 항목 | 답장 A (일단 다 넘기기) | 답장 B (정리해서 넘기기) |
|---|---|---|
| 넘기는 방식 | 편집 링크 그대로 | 사본이 만들어지는 템플릿 링크 |
| 작업자 원본 | 사장님 수정에 같이 바뀔 수 있음 | 그대로 남음 |
| 유료 소재 | 언급 없음, 나중에 워터마크 문의 | 어느 장인지 미리 알리고 대안 제시 |
| 사용 범위 | “마음대로”로 전부 허락한 듯한 말 | 본점 인스타 6장 기준임을 밝힘 |
| 2호점 요청 | 그냥 지나감 | 별도 견적으로 이어질 길을 열어 둠 |
| 사장님이 다음에 할 일 | 막히면 다시 물어봄 | 안내 이미지 보고 날짜·가격만 바꿈 |
원본 파일, 이렇게 미리 정해 두면 편합니다
매번 요청이 올 때마다 고민하면 답장이 늦어집니다. 다음 견적부터는 아래 중 하나를 골라 견적 문구에 한 줄로 넣어 두세요. 그러면 원본 요청은 “견적에 적어 둔 대로 보내 드릴게요”로 끝납니다.
| 방식 | 견적에 넣는 한 줄 예시 | 잘 맞는 경우 |
|---|---|---|
| 완성본만 | “납품은 PNG 완성본이며, 편집 파일은 포함되지 않습니다.” | 매달 작업을 맡기는 단골, 내가 계속 고쳐 줄 일 |
| 템플릿 포함 | “날짜·가격을 직접 바꿀 수 있는 템플릿 링크 1개를 함께 드립니다.” | 반복 공지처럼 의뢰인이 직접 고치는 편이 나은 일 |
| 편집 파일 별도 | “편집 가능한 원본 파일은 요청 시 별도 금액으로 드립니다.” | 디자인 자체가 핵심이라 시간이 많이 든 일 |
어느 방식이 맞다는 정답은 없습니다. 중요한 것은 납품 전에 정해 두는 것입니다. 납품 메시지에 무엇을 넣을지는 납품 메시지 샘플에, 납품 뒤 포트폴리오로 써도 되는지 묻는 방법은 포트폴리오 공개 허락 샘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.
원본을 넘기기 전 3분 점검
- 공유 방식: 링크를 연 사람이 내 원본을 직접 고칠 수 있는 상태인가요, 사본을 만드는 상태인가요?
- 소재: 유료 사진·아이콘·글꼴이 들어간 장이 몇 번인지 적어 두었나요?
- 개인 정보: 파일 안에 다른 의뢰인 작업, 내 메모, 숨겨 둔 페이지가 남아 있지 않나요?
- 범위: 의뢰인이 말한 새 용도(다른 지점, 인쇄물 등)가 처음 견적 안에 있었나요?
- 안내: 고칠 칸이 어디인지 한눈에 보이게 표시해 주었나요?
직접 해 보기: 가상 ‘달빛꽃방’ 메뉴판 PPT
가상 작업자 ‘도현(가명)’은 꽃집 ‘달빛꽃방(가명)’의 매장용 꽃다발 가격표를 PPT로 만들어 PDF로 납품했습니다. 처음 견적은 “A4 가격표 2장, PDF 납품, 수정 1회, 6만 원(설명용 예시 금액)”이었습니다. 며칠 뒤 이런 메시지가 왔습니다. 답장 B처럼 정리된 답장을 직접 써 보세요.
[사장님 메시지] 가격표 예쁘게 잘 쓰고 있어요. PPT 파일도 주시면 계절마다 꽃 이름이랑 가격만 바꿔서 쓸게요. 아, 그리고 이걸로 배너도 크게 뽑아도 되죠?
예시 답 보기
사장님, 잘 쓰고 계시다니 기쁩니다.
계절마다 직접 바꾸실 수 있게 이렇게 보내 드릴게요.
1) PPT 파일 1개
- 꽃 이름·가격 칸은 노란색 테두리로 표시해 두었어요.
- 제목 글꼴은 무료 글꼴이라 PC에 없으면
함께 보내 드리는 설치 파일로 깔아 주시면 돼요.
2) 배너 이야기
- 가격표는 A4 크기로 만들어서 크게 뽑으면 흐려질 수 있어요.
- 배너용(예: 60×180cm)이 필요하시면 크기에 맞춰
다시 짜 드리는 걸로 따로 견적 드릴게요.
파일은 내일 오전 중에 보내 드리겠습니다.
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. 첫째, 넘기는 파일과 고칠 칸을 함께 알려 줍니다. 둘째, 글꼴처럼 받는 쪽 컴퓨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말합니다. 셋째, 배너처럼 처음 범위 밖의 용도는 “안 돼요” 대신 이유와 선택지를 같이 줍니다.
오늘 해 볼 일
지금 쓰고 있는 견적 문구를 하나 열어 보세요. 그리고 “원본 파일은 어떻게 드리는지”를 위 표의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로 골라 한 줄만 추가해 보세요. 다음에 원본 요청이 오면, 답장 첫 줄은 이미 정해져 있을 겁니다.